자다가 손이 저려서 깨고, 털면 좀 나아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끼손가락이 멀쩡한지 확인해 보세요. 엄지·검지·중지만 저리다면 손목 쪽, 새끼손가락까지 저리면 다른 곳을 봐야 합니다.
다만 엄지 아래 살이 빠져 보이거나 감각이 거의 없다면 수술 상담이 먼저입니다.
이 글의 순서
안녕하세요. 등촌동에서 진료하고 있는 등촌따숨한의원 원장 권한솔입니다.
손이 저리다고 오신 분들께 여쭤보면 대부분 이렇게 답하십니다. "혈액순환이 안 좋아서 그런가 봐요."
하지만 손 저림은 순환보다 신경 쪽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순환 문제로 알고 계시다 보니 몇 달, 길게는 몇 년씩 그냥 두십니다. 오늘은 손목터널증후군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손 저림은 왜 순환 문제가 아닌가요?
순환이 문제라면 손이 차갑거나 색이 변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하지만 손 저림으로 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손이 따뜻하고 색도 정상입니다.
손목 안쪽에는 힘줄과 신경이 함께 지나가는 좁은 통로가 있습니다. 손목 안쪽 통로가 좁아지거나 안쪽 압력이 올라가면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눌립니다. 저림과 감각 이상은 신경이 눌릴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손목 안쪽 통로에서 신경이 눌리는 문제라서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잘 생깁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은 이렇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은 어떤가요?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밤에 심해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1번과 2번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밤에 저려서 깨고, 손을 털면 나아지는 것. 밤에 저려서 깨고 손을 털면 나아지는 것이 다른 문제와 구분해 주는 신호입니다.
새끼손가락도 저리면 손목터널증후군과 다른 건가요?
다를 수 있습니다. 새끼손가락 저림 여부가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구분입니다.
손으로 가는 신경은 지나는 길이 서로 다릅니다. 손목의 좁은 통로를 지나는 신경은 엄지·검지·중지 쪽을 담당하고, 새끼손가락은 다른 경로로 갑니다. 새끼손가락은 다른 경로로 가기 때문에 새끼손가락이 멀쩡한지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집에서 확인해 볼 수 있나요?
간단히 해보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이건 참고일 뿐이고 진단은 아닙니다.
1양손 손등을 서로 맞댑니다
2팔꿈치를 들어 손목이 직각으로 꺾이게 합니다
3손목을 꺾은 자세로 1분간 유지합니다
4저림이 생기거나 심해지면 손목 쪽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손목을 꺾으면 통로가 더 좁아지기 때문에 눌리는 정도가 심해져 증상이 유발되는 원리입니다.
엄지 아래 볼록한 부분도 반대 손과 비교해 보세요. 한쪽이 눈에 띄게 납작해 보인다면 그건 그냥 두시면 안 됩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어떤 경우에 수술 상담이 먼저인가요?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엄지 아래 볼록한 근육이 눈에 띄게 빠져 보일 때
감각이 거의 없어서 뜨거운 것도 잘 못 느낄 때
물건을 쥐는 힘이 확연히 약해졌을 때
저림이 밤낮 없이 계속되고 털어도 안 나아질 때
다친 뒤부터 갑자기 시작됐을 때
목록에 해당하는 경우는 신경이 오래 눌려 있었다는 뜻이라 시간을 더 끌면 안 됩니다. 병원에서 신경 검사를 받아보시고 수술 여부를 상담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저희가 보는 것은 그 단계 이전입니다. 밤에 저려서 깨지만 털면 나아지고, 아직 힘이 빠지지는 않은 단계요. 아직 힘이 빠지지 않은 단계가 관리로 접근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 등촌동 한의원에서는 어떻게 보나요?
저희는 손목만 보지 않습니다. 아픈 지점을 눌러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되, 목과 어깨 상태를 함께 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손으로 가는 신경이 목에서 시작해 어깨와 팔을 지나 손목까지 내려옵니다. 목에서 손목까지 내려오는 신경 경로 어디에서든 눌리면 비슷한 증상이 나올 수 있고, 두 군데가 함께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신경 경로 두 군데가 함께 문제일 수 있어서 손목만 다뤄서 좋아졌다가 금방 돌아오는 경우에는 위쪽을 함께 봐야 합니다. 한쪽 손만 저리신 경우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저희 2층에는 온열돔 같은 회복 시설이 있어, 치료받으시는 분은 함께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손목이 붓고 열감이 있는 시기에는 열을 대지 않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오시기 전까지 뭘 하면 되나요?
진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담을 줄이는 것부터 오늘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잘 때 손목이 꺾이지 않게 하세요. 밤에 심해지는 이유가 자면서 손목이 꺾인 채로 오래 있기 때문입니다. 잘 때 손목이 꺾이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즉각적입니다
손목 보호대를 밤에 착용해 보세요. 손목을 곧게 유지해 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낮에 종일 차고 계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우스를 쓰신다면 손목 받침을 대세요. 손목이 꺾인 채 고정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행주는 비틀어 짜지 말고 눌러서 물기를 빼세요. 비트는 동작이 손목에 직접적인 부담입니다
같은 동작을 오래 반복하지 마세요. 중간중간 손을 펴고 털어주세요
저릴 때 억지로 참지 마세요. 손을 털어 완화되면 그건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오시기 전 관리 중에서 잘 때 손목을 곧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밤에 저려서 깨는 것이 주 증상이라면 여기부터 손보셔야 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얼마나 오래 두면 안 되나요?
며칠 손을 많이 쓴 뒤에만 저리고 하루면 가라앉는다면 지켜보셔도 됩니다.
밤에 저려서 깨는 일이 몇 주째 반복된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눌리는 문제라, 오래되면 감각이 둔해지고 근육이 빠지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감각이 둔해지고 근육이 빠지는 단계에서는 관리로 되돌리기 어려워집니다.
저림만 있을 때와 힘이 빠지기 시작한 뒤는 완전히 다른 상황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손을 많이 쓴 날에만 저리고 하루면 가라앉는다면 지켜보셔도 됩니다.
밤에 저려서 깨는 일이 반복되고 새끼손가락은 멀쩡하다면, 손 저림은 순환 문제가 아닙니다. 신경이 눌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엄지 아래 살이 빠져 보이거나 힘이 확연히 약해졌다면, 저희보다 병원 검사와 수술 상담이 먼저입니다. 엄지 아래 살이 빠지거나 힘이 약해진 단계가 아니라면 지금이 관리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